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전격 성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4차 남북 정상회담의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에서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이 오는 20~21일 시 주석과 만나고 나면 남북 대화 재개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고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와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북한이 결단만 한다면 시 주석 방북 이후 남북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기 전까지 며칠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촉박한 일정 때문에 판문점 ‘원포인트 정상회담’ 방식만 가능해 보인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북·미 협상 재개 전에 남한과 먼저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실장은 오는 29일 전후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현재 입장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한·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건너뛰고 북·미 정상회담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올 연말로 협상 시한을 정해놨기 때문에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 논의가 바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정상회담은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개최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이상헌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