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020년 대선 출정식을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24명이나 대선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은 26∼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첫 경선 TV토론을 개최한다.
내년 11월 3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를 향한 16개월간 대장정의 막이 오르는 것이다. 올여름을 기점으로 미국은 급속히 대선 열기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은 ‘트럼프 어게인’과 ‘反(반)트럼프’의 대결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차지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항마’를 뽑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현재로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버니 샌더스·카멀라 해리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 사우스밴드 시장 등의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8시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의 출정식은 대선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난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는 재선 구호를 들고 나왔다. 내년 대선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짝을 이뤄 재선에 도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강점은 미국 경제 호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경제는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면서 “2020년에 내가 아닌 누군가가 (대통령 자리를) 접수한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시장 붕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글에선 “18일은 많은 군중이 모이는 ‘빅 데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첫 TV토론회에는 후보 24명 중 조건 미달 판정을 받은 4명을 제외한 20명이 참여한다. 민주당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2개 그룹으로 나눠 토론회를 진행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선두주자들이 한 조에 묶인 27일 토론이 ‘메이저리그’로 불리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12차례의 TV토론과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흥행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트럼프 진영과 민주당 모두 내년 대선의 첫 행사를 플로리다주에서 개최하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플로리다주는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요충지다.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지이기도 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힘겹게 이겼다. 양 진영은 대선 초반전에 플로리다주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대선 후보 선출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 경선(코커스)과 뉴햄프셔주 경선(프라이머리)으로 시작된다.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경선은 가장 일찍 열려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코커스는 당원들이 긴 토론을 통해 후보자 선출과 당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제도이며, 프라이머리는 투표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형식을 취한다. 프라이머리의 참여율이 훨씬 높다.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내년 3월 3일엔 13개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실시된다.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잡은 출마자가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지명한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최하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