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면 내년은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 100주년이다. 이들 역사적 사건을 제대로 기념하려면 단순히 과거를 복기하기보다 사건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고 조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920년 6월 7일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홍범도와 최진동, 안무 등이 이끈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군을 크게 무찌른 것이 봉오동전투다. 이는 3·1운동 이후 본격화된 독립군의 무장항쟁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거둔 최초의 승리였다. 이후 청산리전투 등 독립전쟁을 이어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같은 해 10월 21~26일 김좌진의 북로군정서와 홍범도의 대한독립군이 주축이 된 독립군 부대가 지린성 청산리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싸움이 청산리전투다.
내년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앞두고 항일무장독립운동의 의미를 재평가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는 지난 7일 국회에서 ‘봉오동전투 전승 99주년 기념 국민대회’를 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항일무장독립운동 최초의 승전인 봉오동전투 중심에는 홍범도 장군이 있는데, 그동안 그의 일생과 업적을 기리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도 지난 14일 국회에서 봉오동전투의 숨은 영웅인 최운산 장군을 새롭게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기념사업회 윤경로 이사장은 “사재를 털어 봉오동에 독립군 기지를 건설하고 군을 양성했던 최운산 장군의 활약상을 비롯해 만주와 북간도 무장독립운동에 관한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라 부끄럽다”며 “정부와 학계가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