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로도 인공비 만든다… 고흥·보성서 강우효과 확인

입력 2019-06-16 18:50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인공강우 무인생성기 ‘TR-60(수직이착륙무인기)’가 지난 4월 전남 고흥군 고흥항공센터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유인 항공기뿐 아니라 무인기로도 인공 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무인기는 유인 항공기가 뜰 수 없는 기상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수직이착륙무인기(TR-60)로 전남 고흥, 보성 주변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한 결과 미미하지만 실제 강우 효과가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실험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무인기를 이용해 인공강우용 ‘구름씨’(요오드화은이나 염화칼슘)를 살포하면 국립기상과학원이 기상과 구름 변화를 관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기부는 무인기가 구름씨를 살포한 뒤 큰 구름입자의 물 함유농도가 3.8배, 평균 입자 크기는 2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보성에서 약한 비가 감지됐다. 광양에서는 자연 강수와 합쳐 강우량이 0.5㎜로 나타났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 실험은 유인기 외에 무인기를 활용한 인공강우 가능성을 검증한 연구”라며 “고도가 낮은 구름일 경우 무인기를 활용한 인공강우 실험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지속적으로 무인기의 인공강우 실험 효율성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기상관측과 예측, 가뭄·미세먼지 저감 등 관련 기술 연구 개발과 실증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기부는 전남 고흥군 항우연 고흥항공센터 상공에서 항우연이 개발한 무인기 TR-60를 이용해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했다. 기상청은 기상항공기 운항 계획에 따라 상세 기상 여건을 분석해 올해 13차례 정도 추가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