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 ‘수주’… TSMC 추격 본격화

입력 2019-06-17 04:04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주요 업체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업계 1위 TSMC 추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 엔비디아, IBM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의 차세대 칩셋 수주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대만 TSMC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결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퀄컴은 지난해 7나노 공정을 먼저 시작한 TSMC에 스냅드래곤855 생산을 맡겼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6나노 공정 양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스냅드래곤865를 삼성전자에 의뢰했다. TSMC에 생산을 맡겼던 엔비디아도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GPU) ‘암페어’를 삼성전자의 7나노 극자외선(EUV)으로 옮겼다. IBM도 서버용 CPU를 삼성전자에 제작 의뢰했고,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과 차량용 반도체 양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모바일 그래픽 협력을 체결한 AMD도 GPU와 중앙처리장치(CPU)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세계 주요 팹리스 업체 중 TSMC 진영에 남은 곳은 애플과 화웨이 ‘기린’을 만드는 하이실리콘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48.1%로 1위, 삼성전자는 19.1%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대량 수주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2분기엔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 계획에 관한 과장 광고(Hype)를 믿을 수 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향후 10년 이내에 삼성전자 등 ‘톱3’ 업체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이 메모리 부문에서 설비 및 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경쟁력 있는 산업을 구축하거나 자급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 반도체 생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를 예로 들며 이 업체의 직원이 수천명 수준인데 이는 4만명을 훌쩍 넘는 삼성전자(메모리 사업부문)는 물론 각각 3만명 이상인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해 설비투자 규모도 15억 달러에 불과해 ‘빅3’(462억 달러)에 비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2023년에도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생산 규모는 452억 달러에 그치면서 글로벌 점유율이 8.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