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안 발표, 고대·연대 등 주요 대학 모집군 연쇄 이동 가능성

입력 2019-06-14 04:02

서울대가 현재 고교 1학년 대상인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30.3%(현재 고3 21.5%)로 늘렸다. 정시 비율을 30% 이상 확대하라는 정부 권고를 결국 수용했다. 서울대 입시는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끼친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다른 대학들도 선발 인원 및 모집군 등을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3일 “서울대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을 30%로 늘리고, 모집군 변화를 조기에 발표해 수험생을 배려한 부분은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종전 가군에서 나군으로 모집군을 바꿨다. 예술 계열의 정시 비율이 늘어나면서 실기시험을 치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서울대는 설명했다. 서울대가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권고된 ‘정시 30%룰’을 수용하면서 다른 대학들도 정부 방침에 따를 전망이다. 또한 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2022학년도부터 모집군을 연쇄적으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예술 계열 위주로 정시 비율을 늘렸다. 성악과는 올해 정시 모집이 없지만 2022학년도에서는 정시로 100% 선발하기로 했다. 디자인학부(디자인·공예)와 동양화과 등도 정시 비율 상승폭이 크다(표 참조). 주요 학과라고 할 수 있는 경영대학(43.0%)이나 의예과(22.2%) 등은 정시 비율을 늘리지 않았다.

서울대가 예술 계열에서 수능 비중을 높인 이유에 대해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먼저 순수 예술만 해서는 졸업 뒤 미래가 불투명하므로 학업 능력도 중요해지는 사회적 흐름을 서울대가 수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그림이나 노래만 잘해서는 미래가 불투명하니 관련 학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더 뽑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힘에 밀렸다는 해석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예술이나 체육으로 특화된 몇몇 대학을 빼고 대부분 대학에서 예체능계열은 마이너 신세다. 경영대학이나 의대처럼 힘 있는 학과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늘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다른 상위권 대학과 ‘우수학생 선점 경쟁’을 이유로 분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도 수시모집 비중을 줄이면 고려대나 연세대에 우수 학생을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수시가 줄어들었으므로) 앞으로 학생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