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향곡선 끝에서 찰랑거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와 급매물 소진에 힘입어 강남구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상승 반전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변수로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이 13일 공개한 전국 6월 둘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34주 만이다. 9·13대책 이후 전고점 대비 3억∼4억원 이상 떨어졌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매물 소진으로 상승 전환하고 일반 아파트도 시세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늘면서 하락세를 멈췄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0.01% 내려 지난주(-0.02%)보다 하락폭이 둔화했다. 지난해 11월 둘째주(-0.01%) 이후 최저 낙폭이다. 하지만 여전히 추격매수 등 본격적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강북 지역은 종로, 광진, 도봉, 노원, 은평, 서대문, 마포 등 대부분의 자치구가 매수·매도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보합세(0.0%)를 보였다. 강남권은 강동(-0.08%)이 여전히 신규 입주폭탄의 여진 속에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미세상승 반전을 보인 강남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약보합세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슬슬 사도 되겠냐’는 문의와 ‘아직 더 떨어질 것 같다’는 기대심리가 혼재해 급매물 소진에도 불구하고 추격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 반등을 섣불리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다만 변수는 금리 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및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호재로 인식되는 만큼 하반기 시장 반전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강남구 아파트값,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급매물 소진에 힘입어 8개월 만에 상승 반전
입력 2019-06-13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