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마 8:20)
“Jesus replied, "Foxes have holes and birds of the air have nests, but the Son of Man has no place to lay his head."”(matthew 8:20)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 1909~2002)은 현대인을 ‘고독한 군중’이라 불렀습니다. 벌써 두 세대나 지난 용어이지만 1인 가구가 급증하고 혼밥(혼자 밥 먹기) 혼놀(혼자 놀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등이 유행하는 요즘 세태에 더욱 절실히 와닿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군중이 사방에서 밀려들던 때에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며 외로움을 토로했습니다. 해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이마에 재를 바르며 ‘인생아, 기억하라.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기도하는 이유도 이로부터 나옵니다. 호산나를 노래하며 환호하던 무리와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쳤던 무리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요, 우리 안의 그 뼈아픈 이중성을 반성하기 위함입니다.
김한승 신부(성공회 국밥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