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우크라이나와 ‘돌풍 더비’… 시칸 경계령

입력 2019-06-13 04:01
20세 이하(U-20) 우크라이나 대표팀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열린 U-20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다 함께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대 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U-20 월드컵 결승 티켓을 따냈다. 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의 첫 번째 우승컵을 눈앞에 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다. 맞상대는 ‘돌풍의 팀’ 우크라이나다.

오는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를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닮은 점이 많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 우승후보가 아닌 언더독으로 평가받아왔으며 결승 진출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은 4강, 우크라이나는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꾸역꾸역 올라왔다”는 평가를 듣는 한국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수월하게 결승까지 안착했다. 조별리그에서 미국과 나이지리아, 카타르와 함께 배정된 우크라이나는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연장까지 가는 승부도 없었다. 16강에서는 파나마에 4대 1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컵 모의고사 격으로 치른 평가전에서 우크라이나에 0대 1로 패한 바 있다.

순항의 중심에는 ‘우크라이나의 이강인’ 세르히 불레차(20)가 있다. 불레차는 이강인처럼 10번을 달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핵심 선수다. 불레차는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서도 간결한 논스톱 슈팅으로 결승 골을 터뜨렸다. 현재 3골 2도움을 기록 중인 불레차는 결승전까지 이강인과 ‘골든 볼(최우수선수)’을 두고 경쟁한다. 불레차는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우리의 강점은 견고한 팀워크”라며 동료들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4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다닐로 시칸(18)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선발과 교체로 번갈아 나온 시칸은 높은 골 결정력이 장점이다. 이번 대회 출전 시간이 253분밖에 되지 않아 체력적으로 여유롭다.

우크라이나의 최다 득점자(4골) 다닐로 시칸. AP뉴시스

수비진에서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출신으로 CD 레가네스에 임대돼 뛰고 있는 수문장 안드리 루닌(20)이 가장 눈에 띈다. 성인 대표팀에도 발탁된 루닌은 U-20 월드컵 도중 A매치 일정으로 인해 8강전에 결장했다. 그 외 5경기 동안 3실점만을 허용한 루닌은 이광연과 거미손 대결에 나선다. 다만 이번 대회 3골을 넣은 득점원이자 중앙 수비수인 데니스 포포프(20)가 결승전에서 빠지는 것은 한국에 호재다. 포포프는 이탈리아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우크라이나는 유리한 면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와 국경선을 맞댄 이웃 국가다. FIFA는 결승 대진을 전하며 “우크라이나는 그들의 홈그라운드처럼 느낄 수 있다. 우크라이나 팬들은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 우치로 여행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