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주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과수화상병(사진)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2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충주 21곳(13.08㏊)과 제천 8곳(7.01㏊)까지 29곳으로 늘었다. 과수화상병이 확진된 과수원 중 16곳은 9.02㏊ 면적의 사과·배나무를 매몰 처리했다. 13곳(11.07㏊)은 현재 매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의심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간이검사 때 양성 반응이 나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과수원이 충주 20곳, 제천 14곳, 음성 2곳에 달한다. 이들 과수원의 판정 결과는 이르면 13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발생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충주는 주로 산척면 일대에서 발생했지만 동량면, 종민동, 소태면까지 퍼졌다. 제천은 지난해 발생한 백운면을 비롯해 두학동, 봉양읍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밀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음성의 과수원 2곳 역시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뿌리를 포함해 나무 전체를 매몰해야 해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와 배에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이다. 나무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말라 죽는데 정부는 국가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감염 원인과 경로 등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사람, 작업도구, 꿀벌 등이 매개체로 추정된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도록 하고 사과와 배는 3년 동안 다시 심을 수도 없다”며 “농가에 큰 피해를 주지만 감염 원인과 경로를 몰라 사전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