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프로야구 최하위로 밀려난 채 고전 중인 롯데 자이언츠가 투·타 외국인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운드와 타선이 전반적으로 참담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새 얼굴들의 합류를 통해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롯데는 11일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웨이버 공시 신청하고, 내야수 제이콥 윌슨과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 롯데는 투수 제이크 톰슨을 내보내고 최근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브록 다익손을 영입한 바 있다. 이틀 사이에 올 시즌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 2장을 모두 소진한 것이다.
롯데가 이러한 결단을 내린 것은 갈수록 바닥을 치고 있는 성적 때문이다. 이날 현재 시즌 23승 42패(10위)를 기록 중인 롯데는 순위표에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 특히 지난주 6경기에서는 1승 후 5연패의 늪에 빠져 자존심을 구겼다.
일단 꽉 막힌 ‘변비 타선’이 문제다. 10일 현재 롯데의 팀 타율은 0.261(7위)다. 중심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지고,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점수가 나지 않는다. 최근 연패 기간 롯데의 타율은 0.18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으며, 유일한 1할대였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0.506) 역시 최하위다. 밥상을 제대로 차리지도, 차려진 밥을 떠먹지도 못한 셈이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로 엉망이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6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선발(5.39)과 불펜(5.99) 모두 리그 최악이다. 폭투는 60개로 부문 2위 KIA 타이거즈(34개)보다 26개나 많다.
롯데는 윌슨이 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수아헤가 타율 0.252에 2홈런이라는 빈약한 타격으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윌슨은 지난해부터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다 한국 무대를 밟았다. 올해 트리플A 54경기에서 타율 0.313(195타수 61안타)에 15홈런 OPS 1.023의 호성적을 냈다.
롯데 구단은 “올해 윌슨은 득점권 타율 0.407를 기록하는 등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며 “내야 수비에서도 뛰어난 핸들링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익손은 205㎝의 큰 키에서 비롯되는 높은 타점과 뛰어난 제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SK 유니폼을 입고 12경기에 나와 3승 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이닝 소화 능력과 구속의 저하 문제로 SK에서 퇴출됐지만 국내리그 적응을 마친 점을 롯데가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다익손에게는 1선발 브룩스 레일리(2승 6패·평균자책점 4.23)가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