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A씨는 최근 선후배들과 차량 공유(카셰어링) 업체의 승합차를 두 대 빌렸다. 이들은 차량에 나눠 탄 뒤 도로에서 서로 충돌사고를 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패였지만, 카셰어링 업체의 보험제도를 악용해 두둑한 보험금을 챙겼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사기 가담자는 77명으로 불어났다. 타낸 보험금은 8억원에 이르렀다. 이들은 사고 내역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가 조사를 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미성년자와 사회초년생이 보험사기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며 “렌터카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사회 경험이 적고 범죄 인식이 부족한 연령층에서 지인의 권유에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성년자 B씨는 최근 오토바이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험사기에 빠져들었다. 교차로에서 진로를 바꾸는 차량에 고의로 뛰어드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냈고, B씨는 이를 동료들에게 자랑하듯 얘기했다. B씨 등 10여명은 보험금 5억원을 챙겼다가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성년자들이 보험사기에 빠져들면 성인이 돼도 같은 범죄를 저지르곤 한다”며 “일반 소비자들도 보험사기에 연루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79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80억원(9.3%) 늘었다. 보험사기에 보험설계사, 차량 견인 기사 등이 가담하는 등 범행 수법도 지능화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적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미성년 배달 알바가 고의 충돌, 카셰어링 활용한 신종 수법도↑… 작년 보험사기 8000억
입력 2019-06-10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