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뉴브강에 가라앉은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인양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왔다. 한국 정부는 와이어 작업이 속도를 낼 경우 이르면 10일(이하 현지시간)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막판 변수가 남아 있어 하루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 송순근 구조팀장은 9일 브리핑에서 “(인양 시점) 목표는 이르면 월요일(10일) 오후이고, 늦어지면 화요일(11일)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와이어를 (선체 바닥에) 통과시키는 게 결정적 요소”라며 “본 와이어가 빨리 통과되면 크레인에 (와이어를) 거는 시기도 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일요일인 9일 인양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와이어 결속 작업이 지연되면서 인양 시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앞서 6일이나 7일을 목표로 했던 점을 고려하면 벌써 두 차례 인양 계획이 변경됐다.
침몰 선체를 감싸는 와이어는 네 군데 설치된다. 초기에는 두 군데 설치를 검토했지만 배를 들어올릴 때 선체가 두 동강 나거나 파손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개수를 늘렸다. 와이어는 유도 파이프와 유도 와이어, 본 와이어가 순차적으로 연결돼 있다. 먼저 유도 파이프를 넣어 와이어가 들어갈 길을 확보한 뒤 10㎜ 굵기의 유도 와이어를 통과시키고, 마지막으로 가장 굵은 본 와이어를 넣어 선체를 최종 결속한다. 본 와이어는 22㎜ 굵기의 와이어 6개를 하나로 묶어 내구성을 높였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시신 유실 방지 작업과 공중·수상 수색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송 팀장은 “어제(9일)까지 (선체의) 좌·우현 창문 14개 중 한 개를 제외한 13개에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바를 설치했다”며 “일부 파손이 확인됐던 문은 화장실로 파악됐는데 안에 사람이 없어서 문에 그물망을 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배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우선 헝가리인 선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타실 높이까지 배를 들어올린 뒤 헝가리 측 대원이 먼저 이를 수습한다. 뒤이어 갑판까지 드러나도록 배를 끌어올려 수색과 동시에 불필요한 구조물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선실 창문이 전부 보이는 높이까지 배가 올라오면 창고로 된 선수 부분 창문을 깨고 모터를 넣어 물을 빼낸다.
배 안에 찬 물이 허리춤 높이까지 낮아지면 한국 헝가리 측 대원 각각 2명이 선내로 진입한다. 시신 및 선체 수색이 끝나면 바지선 위에 선박을 올려 둘 계획이다. 실종자 시신 수습이 이어지면서 9일 오전 10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7명이다.
한편 허블레아니호와 충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막기 위해 수사 당국이 압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헝가리 내부에서 커지는 가운데 운항 중인 바이킹 시긴호가 도색을 통해 충돌 흔적을 지운 것이 국내외 언론매체들에 의해 확인됐다. 사고 직후 촬영 화면 등에선 바이킹 시긴호 앞부분에 추돌 흔적이 선명했다.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조효석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