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경기 하강 기간 통상보다 길어져… 더 하락할 수도”

입력 2019-06-09 19:12 수정 2019-06-09 21:59

청와대가 “경기 하강 기간이 통상적인 경우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대외 여건에 따라 경기지수가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 경제 상황이 어려운 국면임을 인정한 것이다.

윤종원(사진)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경기 하방 국면이 상당히 길게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이 결부돼 통상보다 하강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4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경기지수 하락이 일단 멈췄다”며 “대외 여건에 따라 추가 하락도, 반등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들어서는 정부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들이 있어서 상당 부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을 유보했다. 윤 수석은 “최근 경기가 등락을 거듭하다보니 정점과 저점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바닥을 다진다는 게 갑자기 한 달 만에 돌아서고 이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대해선 대외 여건 영향이 60~7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국내 경제가 출렁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주도의 경제정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윤 수석은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통과도 절실하다”며 “추경이 조기에 추진돼야 경기가 나아지고 일자리 1만~2만개가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개편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가계부채·기업부채가 축소된 점도 언급하며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커지게 됐다. 재정 증가 속도를 적절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지난 4월 경상수지에 대해선 “수출이 부진했고 배당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이 있어서 소폭 적자였다”며 “5월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고, 연간 60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윤 수석은 “우리같이 국제 결제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에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건 중요하다”며 “GDP의 3~4% 되는 경상수지 흑자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이달 중에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관해 윤 수석은 “시장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화폐개혁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한 바 없다.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정부가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