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지키는 ‘양’, 5연패 위기 끊었다

입력 2019-06-06 19:07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이날 선발로 나온 양현종은 7이닝 동안 7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연패를 끊어냈다. 뉴시스

프로야구에서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는 팀이 어려울 때 연패를 끊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양현종은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나와 7이닝 7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덕분에 KIA는 12대 3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KIA는 김기태 감독이 지난달 16일 사퇴한 후 지난달 30일까지 10승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순위도 꼴찌에서 탈출해 6위까지 올라섰다. 다만 이 기간 만난 팀이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등 하위권 팀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반등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결국 지난달 30일부터 5강 팀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를 만나자 전날까지 1승 4패를 당하며 팀 순위도 9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양현종이 급한 불을 끄며 KIA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양현종은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8.01로 고전했지만 5월 이후 현재까지 5승 2패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은 상태다. 양현종은 경기 후 “팀이 연패 중이었지만 선발 등판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았다. 이닝을 많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뽑아줘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이날 호투하자 식었던 방망이도 한껏 타올랐다. KIA 타선은 장단 16안타로 두산 마운드를 맹폭했다. 특히 신예들이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이창진이 5타수 3안타 2타점, 박찬호가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양현종이 에이스답게 호투했고 젊은 선수들이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다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흡족해했다.

LG 트윈스는 KT에 8대 7로 승리하며 주중 3연전 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최근 3연승에 KT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순위도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KT는 잠실구장 9연패 늪에 빠졌다.

LG는 무서운 뒷심으로 KT에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6-7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이형종이 동점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2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 전유수의 폭투로 결승점을 뽑았다. LG 김현수는 1회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개인 통산 900타점을 기록해 기쁨이 배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반 역전과 재역전을 하며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과 뒷심을 보여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각 구단은 이날 현충일을 맞아 이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선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박동하(91)옹과 이곳에서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전에 투입된 현역 장교 박형준(29) 대위가 시구·시타를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