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도 3.3㎡ 당 2360만원 아파트… 내집 마련의 꿈 막막

입력 2019-06-06 19:55
광주시내 전경. 뉴시스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당(3.3㎡) 1000만원을 넘어선 지 불과 5년 만에 2000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6일 광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7일부터 1순위 청약을 시작으로 농성동 ‘빌리브 트레비체’가 분양에 들어간다. 빌리브 트레비체는 지하 4층 지상 35층에 전용면적 136~205㎡로 총 122가구다. 조식 서비스를 포함한 호텔급 편의를 내세운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2367만원이다. 최고층 전용면적 205㎡ 아파트 2채는 27억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부산 해운대의 엘시티 이후 최고가로 지방 아파트로는 두 번째 높은 가격이다.

1999년 광주의 최고 분양가 398만원과 비교할 때 20년 사이에 무려 6배나 폭등한 셈이다. 지역업체인 제일건설이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봉선동에 평당 1111만원에 아파트를 분양해 1000만원을 처음 돌파했을 때가 2014년으로 불과 5년 전이다.

지난달 29~31일 특별공급과 1·2순위 분양 신청에 이어 7일과 11일 1·2단지 705가구 당첨자를 발표하는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의 분양가 역시 평당 1631만원에 달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빌리브 트레비체에 비하면 30% 이상 저렴하지만 인근 아파트 단지에 비하면 분양가가 현저히 높다.

전문가들은 최근 광주지역 아파트의 분양가 폭등세가 두드러진다며 고가의 아파트 분양은 전체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부작용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고 걱정하고 있다.

5월말 현재 인구가 145만9003명인 광주에는 빈 아파트만 2만7700여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부동산 시장 폭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자들은 광주권에 주거용지 공급이 부족해 상업용지와 준주거용지 등에 아파트를 신축하다보니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전에 볼 수 없던 분양가 폭등에 따라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 등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데다 공공택지가 아닌 일반택지에서 신축되는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를 제한하거나 개입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