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득점한 후 조용해진 프랑스 홈그라운드에서 한국 팬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조소현은 지난달 가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출정식에서 ‘그라운드의 적막을 깨라’라는 대표팀 슬로건을 이같이 풀이했다. 개최국이자 우승후보인 프랑스와의 맞대결을 염두에 둔 다짐이었다.
여자 월드컵 개막전인 한국과 프랑스의 조별리그 1차전이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다. 4년 전 사상 첫 월드컵 16강을 달성했던 대표팀은 이번에도 16강 진출을 꿈꾼다. 조별리그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노리는 한국은 1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둬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켜고자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프랑스는 쉽지 않은 상대다. FIFA 랭킹 4위로 한국보다 10계단이나 높다. 외제니 르 소메르, 아망딘 앙리 등 4년 연속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올랭피크 리옹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강한 전력에도 지난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각각 8강에 그쳤던 프랑스는 이번에 안방에서 우승하겠다는 열망이 강렬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울 4만8000여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적지 한복판에서 선수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 에이스 지소연(첼시 FC 위민)은 6일 FIFA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첫 경기인 프랑스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선수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신체 조건과 부족한 기술력은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에게는 투지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SPN은 프랑스에 중요한 경기로 한국과의 개막전을 꼽으며 “잉글랜드에서 근성을 입증한 지소연이 있다”고 전했다.
지소연을 비롯해 월드컵 16강을 경험한 조소현, 이은미 같은 베테랑 언니들은 이번에도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월드컵 무대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장슬기, 이민아 등 동생들이 가세했다. 대표팀은 프랑스와의 일전을 치른 다음 나이지리아(12일), 노르웨이(18일)와 연달아 경기를 갖는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