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동남아 진출 전략 거점 베트남 공들이기 ‘잰걸음’

입력 2019-06-06 18:58 수정 2019-06-06 21:16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최고경영진이 지난 5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등을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협의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 회장, 응우옌쑤언푹 총리, 팜녓브엉 빈그룹 회장, 응우옌비엣꽝 빈그룹 대표이사 겸 부회장, 팜티에우화 빈홈즈 대표이사, 즈엉티환 빈그룹 수석부사장. SK그룹 제공

SK그룹이 동남아 진출 거점인 베트남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한다. 베트남을 발판으로 최근 몇 년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권 글로벌 경영을 확대해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최태원 SK 회장 등 SK그룹 최고경영진이 5일부터 2박3일간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총리, 베트남 1, 2위 기업 등과 면담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최 회장의 베트남 현장경영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 등 SK그룹 최고경영진이 동행해 동남아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SK그룹은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방식으로 베트남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사업을 개척하기보다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위험은 줄이고 비용도 낮추면서 성공 가능성은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그룹은 지난달 16일 베트남 민영 1위 기업인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에 매입하며 빈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마산그룹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최 회장, 최 수석부회장, 조 의장 등은 5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팜녓브엉 빈그룹 회장 등과 만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최 회장은 “SK그룹과 빈그룹은 돈만 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점에서 경영철학이 비슷하다”면서 “앞으로도 양 그룹은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SK그룹이 적극적인 투자 약속을 지켜줘서 베트남 경제가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환경산업 육성 등 시대를 앞서가는 생각을 하는 SK그룹을 다시 한번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 빈그룹과 더 큰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팜녓브엉 빈그룹 회장도 “빈그룹은 현재 추진 중인 그린시티, 스마트시티 등 사업에 대해 SK그룹과의 사업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은 물론 ICT,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서도 협력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일행은 6일 하이퐁 경제특구를 방문해 베트남과의 추가 협력 방안을 구상했다. 하이퐁 경제특구는 베트남 정부가 자동차산업, ICT 사업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빈그룹도 이곳에 자동차(빈패스트), 휴대전화(빈스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 회장 일행은 호찌민에서 응우옌당꽝 마산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회동했다. 마산그룹은 식음료, 축산, 광물, 금융업 등 고성장 중인 산업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시총 2위 그룹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