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고교 총기 사건’ 당시 서성거렸던 경찰 전격 체포

입력 2019-06-06 04:05
지난해 2월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위치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졌다. 사진은 총격 사건으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피신하는 모습. CNN방송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학교지원 경찰관이 체포됐다. 미국에서 경관이 시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브로워드카운티 경찰청에서 근무했던 스콧 피터슨이 4일(현지시간) 아동방치와 직무태만, 위증 등 11개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피터슨은 최대 96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피터슨은 지난해 2월 14일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성이 들리자 범행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건물로 진입하지 않고 45분간 서성였다. 5분간 무전을 주고받는 데 그쳤고, 지원 병력에게는 건물에서 떨어지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사이 총격범은 무차별 총격을 가해 학생과 교사 17명을 살해했다. 피터슨이 건물 밖에서 서성이는 장면은 학교 CCTV 영상에 기록됐다. 사건 당시 총성을 단 2번만 들었다는 증언이 거짓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실제로는 그가 도착한 후에도 70여발의 총성이 더 울렸다.

피터슨의 변호인은 이를 정치적 기소라고 반박했다. 그는 “피터슨이 경찰관으로서 행동했기 때문에 아동방치 혐의로 기소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