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뉴브강에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인양이 6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고 발생 8일 만이다. 200t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선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면서 헝가리 정부는 선체 결속이 마무리되는 대로 인양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국과 헝가리 정부는 선체가 두 동강 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인양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5일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73㎞ 떨어진 코마롬 지역에 정박해 있던 클라크 아담이 오전 6시40분쯤 부다페스트로 출발했다”며 “이날 오후 6시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라크 아담이 사고 현장까지 오기 위해서는 5개 다리 밑을 통과해야 한다. 그동안 다뉴브강 수위가 높아 이동이 어려웠지만 강 수면과 다리 간격이 4m 이상 확보되면서 당초 예상된 6일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
크레인이 오더라도 인양 작업은 허블레아니호 결속 작업이 끝나야 가능하다. 헝가리 측은 5일 중에 결속작업을 마무리하고 크레인과 선체를 로프로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순근 구조팀장은 “침몰 선박의 선수(뱃머리) 부분은 창고로 돼있어서 사람이 탑승하지 않아 선미 부분에 시신이 (모여)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배 중간 부분 출입문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돼 파손 부분에는 그물망 등으로 유실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선미 부분에) 큰 유리창은 튼튼한 바 또는 체인을 고정시켜서 유실 가능성이 있는 시신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선박이 비스듬히 누워 있기 때문에 오른편 부분만 유실방지대책을 강구하는 것이고 반대측면은 유속이 빨라 잠수부가 들어갈 수 없다”며 “인양에 들어가면 헝가리 측에서 선박 뒷편에 여러 대의 고무보트나 경비정을 대비시켜서 유사시에 흘러나오는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중 시야가 제한돼 있긴 하지만 선박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들어올릴 때 배의 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헝가리 측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블레아니호는 선수가 강 상류를 향한 채 좌측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크레인은 머르기트 다리를 통과해 침몰한 선박 뛰쪽에 서서 배를 들어올릴 예정이다. 인양된 선체를 올려둘 배도 추가로 현장에 배치된다. 허블레아니호가 물 밖으로 나오면 선내 수색은 한국 대원들이 먼저 맡을 예정이다.
양국은 이날부터 수중 수색을 중단하고 인양 준비 작업만 진행하고 있다. 수상수색과 헬기 공중수색은 계속된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선박에 체인을 거는 준비를 하던 헝가리 잠수부가 한국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오전 9시21분 수습했다. 뒤이어 헝가리 구조요원이 사고 현장에서 약 50㎞ 떨어진 지점에서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해 낮 12시10분 수습했다.
수중수색을 벌인 지난 3, 4일 이틀간 발견된 시신은 5구다. 선체에서 2명, 사고 지점에서 50㎞ 이상 떨어진 강 하류에서 3명이 발견됐다. 모두 허블레아니호 탑승자다. 추가로 수습된 시신 2구도 탑승객으로 확인되면 사망자는 1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2명으로 줄어든다.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최예슬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