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났다.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공개석상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김 지사의 행보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방문차 창원을 찾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이 3개월 만에 경남을 다시 방문한 것을 두고 김 지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창원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와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경남 양산 사저 방문 등을 포함해 최근 6개월 동안 7번째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은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김 지사와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김 지사는 초등학생 한 명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2006년 환경수도 창원을 선언한 이래 창원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에서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미래형 도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내내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별도의 만남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어진 수소버스 제막식 행사에서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김 지사는 행사 내내 문 대통령의 바로 옆에서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김 지사가 “수소경제 파이팅” 구호를 외치자고 제안해 한 차례 재촬영했다. 두 사람은 수소버스에서 배출되는 물을 함께 만져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지사는 수소버스를 타고 도심형 수소충전소로 이동했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 바로 뒷자리에 앉아 “승객 분들과 인사를 좀 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
김 지사는 충전소에 도착한 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수소 충전 관련 설명을 하는 동안 ENG 카메라 마이크를 직접 들었다. 녹음이 잘되게 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의 머리가 헝클어지자 김 지사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손짓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보고 자신의 머리를 정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요동치고 있는 PK 지역 민심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PK 지역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을 위해 신공항 추진과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김성훈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