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냉담한 젊은이도 주님이 필요한 영혼”

입력 2019-06-06 00:01
데이비드 피어스 스타이거국제선교회 총재(왼쪽 세 번째)와 에런 피어스 사무총장(왼쪽 네 번째)이 4일 서울 용산구 만리현성결교회에서 교회 및 선교회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세계적으로 기독교에 냉담하고 부정적인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교회도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어려워하고요. 하지만 이들 역시 주님이 필요한, 상한 마음을 가진 영혼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독교에 관심이 없거나 적대적인 17~35세 청년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스타이거국제선교회 총재 데이비드 피어스(65) 목사의 말이다. 이 단체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선교회 사무총장이자 아들인 에런 피어스(33) 목사와 함께 지난달 31일 방한했다. 한국교회와 협력해 다음세대 사역을 펼치기 위해서다. 이들을 4일 서울 용산구 만리현성결교회에서 만났다.

피어스 목사는 환갑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은이 스타일의 차림을 하고 있었다. 어깨까지 늘어뜨린 레게 머리에 헐렁한 티셔츠를 입은 그는 “20여년 전부터 이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웃었다. 전날 밤 홍대를 돌아봤다는 에런 목사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에 영향을 주듯 한국 청년들도 세계 여러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며 “세상 속 청년들을 품어 그리스도께로 연결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선교회는 198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됐다. 당시 길거리에서 복음을 전하던 피어스 목사는 기독교에 대해 오해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네덜란드에서는 기독교를 전통만 남은 종교, 텅 빈 예배당 정도로 인식했다. 교회에 관심조차 없는 이들을 전도하기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던 중 ‘젊은이가 있는 곳으로 가라’는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피어스 목사는 이후 ‘노 롱거 뮤직(NLM)’이란 밴드를 만들어 클럽과 거리에서 공연하며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전했다. 수천명의 청년이 회심했고 사역은 인근 국가들로 확대됐다. 현재 독일에 국제본부와 선교사 교육기관이 있으며 미국 호주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21개국에서 81명의 선교사가 활동 중이며 지난해 1년 동안 이들에게서 1000여명이 제자훈련을 받았다.

선교회는 음악뿐 아니라 미술 연기 등 예술 분야에서 청년에게 복음을 전달하는 ‘창의적 방법’을 활용한다. 전도자들은 도심 등지에서 청년들의 언어와 문화로 전도한다. 에런 목사는 “청년에게 다가가 그들의 언어로 예수를 전하며 제자로 훈련해 지역교회에 보내는 것이 우리의 사역 방식”이라며 “무엇보다 주님을 오해하고 기독교에 적대적인 이들에게 긍휼한 마음을 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교회는 다음 달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만리현성결교회에서 리더십 훈련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에런 목사는 “우리와 함께 훈련받은 청년들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문화권의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