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사진) 남양유업 회장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외조카 황하나씨 사건과 관련해 뒤늦게 사과문을 내고 머리를 숙였다.
홍 회장은 5일 사과문을 통해 “최근 제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친척이라 해도 친부모를 두고 직접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어 외조카의 일탈을 바로잡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며 “결국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자책했다.
황하나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2015~2018년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전 약혼자인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와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황씨가 회사 경영과는 무관한 인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황씨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남양유업이 함께 거론되며 회사 이미지 및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자 평소 언론 노출을 최대한 자제해온 홍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내고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사과를 하면서도 황씨와 남양유업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회장은 “황하나는 친인척일 뿐 남양유업 경영이나 그 어떤 일에도 전혀 관계돼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일하는 남양유업 임직원과 대리점 및 남양유업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누를 끼치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당시에는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 명의의 사죄문을 발표한 바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