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믿음 좋은 줄 착각하며 살다 복음으로 참 자유 누리다

입력 2019-06-10 00:07

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완벽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가까운 친척도 대개 집사님, 장로님들이었고 신앙심 좋은 부모님 때문에 내 뜻과 상관없이 유아세례를 받았다. 어렸을 때는 성경을 읽어야 용돈을 주셔서 내용도 모르는 성경통독도 여러 번 했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미션스쿨을 다녔다. 그러다보니 교회는 내 삶의 전부였고 가장 좋은 문화와 놀이 공간이었다. 무대에서 공연도 자주 했고 DJ가 됐고 시낭송도 했다.

수련회 때는 며칠씩 친구들과 함께 여행 기분을 즐겼고, 여학생들과 포크댄스를 추는 사치를 누리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밤을 새워 이성 친구들과 어울리며 밤새 온갖 게임을 하며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친구들과 시험 전에는 ‘100일주’를 마시고, 당구장에 들락거리고, 락카페에서 술을 마시고 춤도 추었다. 교회 안에서는 중·고등부 회장을 맡아 예배 시간에 사회를 보고, 대표 기도도 하고, 성가대 지휘까지 했다. 교회에서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것 같아 내 스스로도 신앙생활을 대단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성적이 잘 안 나올 때 ‘신학교나 갈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지만 한결같은 내 꿈은 초등학교 교사였고 결국 교육대학교에 입학했다. 시간이 흘러 군대를 제대하고 후배들의 권유에 술을 마시고 누군가의 등에 업혀 낯선 자취방에 눕혀진 어느 날 갑자기 비참한 마음이 들며 내 신앙의 현주소가 생각났다. 기독교적 문화의 즐거움만 누렸지 나는 정작 성경도 예수님도 모르는 자였다. 그때부터 죄에 눌리고 율법에 얽매여 마음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양다리 걸치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하고 선교단체에 들어갔다. 열심히 훈련을 받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좌절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러나 구원은 받아야 했기에 부흥회마다 찾아갔다. “이 시간 예수님을 영접하실 분 일어나십시오.” 할 때마다 ‘여러 번 하다보면 한 번은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실거야!’라는 생각으로 계속 일어나 영접기도를 반복했다.

의무감과 외식으로 가득 찬 종교생활에 괴롭고 회의감이 들었지만 차마 교회를 뛰쳐나오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친구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당시 전도사님께서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인격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큰 기쁨이 임했다. 그 후 예수님의 부활을 역사적, 객관적으로 확증하면서 모든 회의와 의심이 사라졌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성경대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성경대로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복음을 알게 되자 하나님께 회개해야 할 죄도 선명해졌다. “하나님, 제가 주인 된 악독한 중심이 예수님을 죽였습니다. 이 완악한 마음과 믿음 없음을 용서해 주세요.”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가 내게 임했다.

그 후 어머니가 지병으로 쓰러진 후 치매가 왔다. 게다가 척추측만증으로 고생하는 딸아이 치료 등 가정의 상황은 갑자기 힘들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 되신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니 평강과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언젠가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서울의 한 병원에 갔을 때 시간이 있어 전도지를 나눠주며 전도를 했더니 어느 교회에 다니는 분이 너무 놀라워한 적이 있다. 나의 외모 때문에 학생들이 ‘이티’, ‘외계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학교에 가서도 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함께 뛰놀고 운동을 하며 계속 복음을 전한다.

문화적으로, 환경적으로 무늬 좋은 그리스도인이었던 나! 믿음이 좋은 줄 착각하며 살았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진짜 그리스도인이 됐다. 복음으로 참 자유를 누리고 예수님 한 분으로 영원한 만족과 기쁨으로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병인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