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으로 처형설이 제기됐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살아 있으나 현재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또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과 북·미 협상에 나섰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도 구금 상태에서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측 실무대표를 맡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동석한 모습이 포착되긴 했지만 권력 대부분을 빼앗긴 채 자아비판문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대한 칼바람이 북한 내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김혁철 특별대표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그가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김혁철은 하노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미 실무협상을 주도했다. 통역 신혜영과 김성혜 실장 등 두 여성도 책임론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소식통은 김혁철은 처형됐으며 김영철은 강제노역 등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고 한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그 뉴스는 틀렸다”고 말했다.
CNN은 김영철이 강제노역형에 처해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사무실에서 근신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김 부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이 높아졌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깨지 않고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신호라고 방송은 분석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스위스 베른에서 가진 미 싱클레어TV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마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다만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대북 제재 캠페인이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궁극적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회부나 추가 제재 등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