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쉽고 수학 어려워”… ‘불수능’ 재현되나

입력 2019-06-04 19:1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3학년 학생들이 4일 교실에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기 전 수험서를 훑어보고 있다. 이날 모의평가는 전국 고등학교 2053곳과 지정 학원 425곳에서 치러졌다. 서영희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만만치 않은 난도로 출제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정책적으로 정시모집 비율을 늘리는 상황에서 ‘물수능’으로 변별력 대란을 일으키는 것보다 ‘불수능’ 비판을 감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4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 난이도에 대해 “쉽지 않았다”고 평했다.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한다.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은 실제 수능의 난도를 가늠하고, 평가원은 실제 수능의 적정 난도를 모색한다.

국어는 지난해 ‘31번 논란’을 의식한 듯 난도를 낮췄다. EBS 연계율을 높여 익숙한 내용을 배치하고, 앞부분을 쉽게 출제해 수험생이 시험 초반부터 충격을 받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1번처럼 극단적으로 어려운 문항은 내지 않았다.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한두 개로 변별하기보다 난도를 조금 낮춘 ‘준킬러 문항’을 여럿 배치해 적정 난도를 확보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것이지 절대적으로 쉬웠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 표준점수 최고점 140점으로 상당히 까다로웠던 지난해 6월 모의평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메가스터디는 “수학 가형(이과 수학)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웠고, 나형은 비슷했다. 가형 나형 공히 (준킬러 문항에 해당하는) 고난도 문항이 늘었다”고 해석했다. 킬러 문항 난도는 낮추고 준킬러 문항은 좀 더 어렵게 냈다는 분석도 있다. 수능에서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킬러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났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 전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어려웠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모의평가는 다소 쉽게 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영어 절대평가 전환 이후 2018학년도 1등급 비율이 10.0%, 지난해 5.3%로 널뛰기 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