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숨지 않고 난민·이주민 이야기 전파할 것”

입력 2019-06-04 18:56
지난해 중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이란 출신 김민혁(17)군이 “그동안의 힘듦은 저에겐 문제점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며 “더 이상 숨지 않고 난민과 이주민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에 널리 전파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군은 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의 ‘마주’ 캠페인 선포식에 참석해 “저를 겨냥한 ‘품에 들어온 생명은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인터넷 댓글이 가슴에 박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군을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 및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시위 등을 기획한 친구와 선생님이 참석해 난민 심사 과정에서 겪었던 혐오와 차별, 그리고 이에 대항·연대한 경험을 발표했다. 김지유(17)양은 “민혁이의 난민 소송이 대법원에서 패소할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다”며 “공정하게 심사만 받으면 살릴 수 있는 목숨이 편견과 부주의 속에 짓밟히는 것에 분노해 학생회가 소집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전개되는 캠페인의 키워드 ‘마주’는 ‘어떤 대상을 정면으로 향하여’라는 뜻으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고 다름을 인정하는 등 혐오차별에 대항·연대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