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에 69개 학교 자체 급식 중단

입력 2019-06-04 19:21 수정 2019-06-04 21:20

인천 서구와 영종국제도시 일대에서 엿새째 붉은 수돗물(적수)이 공급되면서 69개 학교가 자체급식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및 청라국제도시 일대 초·중·고 49개 학교(유치원 2곳 포함)와 영종국제도시 내 20개 학교 등 69개 학교에서 수돗물 때문에 자체급식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종국제도시 8곳과 서구 관내 13개 학교 등 21개 학교가 단축수업을 하고 있다. 또 빵, 우유, 과일 등으로 대체급식하는 학교도 영종국제도시 7곳과 서구 관내 49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옥제 인천시교육청 예산복지과장은 “오는 7일까지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과 대체급식 및 도시락 지참을 하도록 조치했으나 사고 6일째가 되도록 빨간물이 나오는 학교가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돗물 적수 사태와 관련해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서구에서 적수 발생 신고가 접수돼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대책본부를 가동해 각종 조처를 했지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돗물 수질 문제로 불안해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구 주민들은 이날 시청 현관에 몰려와 “시 당국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한 주민은 “다섯 살 된 첫째 아이가 몸이 간지럽다고 긁고 짜증내고 난리가 났다”며 “더운 날 둘째 아이 분유도 생수를 끓여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은 “샤워도 빨래도 못하고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