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옵는 것은 저희를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오직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요 17:15)
“My prayer is not that you take them out of the world but that you protect them from the evil one.”(John 17:15)
승천을 앞둔 주님의 눈엔 온통 제자들만 밟힙니다. 기쁘게 다시 해후할 것을 알고 있지만 동행할 수 없는 아쉬움, 이별의 슬픔 그리고 남겨질 이들이 겪을 고통은 떠나는 발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당신의 눈으로 새삼 이 시대 이산(離散)의 고통을 바라봅니다. 낯선 이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들, 오직 살아남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가족의 품을 떠나온 난민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탈북민의 고통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 남겨졌을 가족의 모습도 떠올려 봅니다. 교회가 그들과 함께해야 하는 이유는 한때 우리도 낯선 땅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이요, 이 창조세계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며, 언젠가 다시 만날 주님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한 형제, 한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고난에 쓰러지지 않도록, 낯선 땅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신앙으로 함께하는 친구가 돼야 합니다.
김한승 신부(성공회 국밥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