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0세 한국인 남성 추정 시신 1구 발견

입력 2019-06-04 04:02
3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 인근에 마련된 현장 CP 선착장에서 대한민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수중수색을 위한 장비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다뉴브강 하류 지역인 헝가리 하르타에서 한국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참사 당일 이후 다뉴브강에서 수습된 첫 시신이다. 헝가리 당국과 우리 정부는 이날 수중수색을 시도해 처음으로 허블레아니에 접근했다.

헝가리 측은 수중수색 결과 선체 내부 수색 진입이 어렵다고 보고 선체 내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앞서 계획한 날짜보다 하루 빨리 5일 선체 인양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선체 내부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중 수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파견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 송순근 구조팀장은 머르기트섬에 위치한 한국 측 현장CP(지휘소)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 발생 지점에서 강 하류 쪽으로 100㎞ 떨어진 하르타에서 헝가리 주민이 시신 1구를 발견했다”며 “55~60세 한국인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헝가리 언론 매그야르넴제트는 다뉴브강 하류인 에르치 부근에서 시신 4구 이상이 발견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르치는 사고 지점에서 30~40㎞ 떨어진 곳이다. 지난달 29일 머르기트다리 인근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뒤 구조자 7명, 사망자 7명, 실종자 21명이라는 수치는 줄곧 변하지 않았다. 송 구조팀장은 “한국인 추정 시신 1구 외에 현지 언론에 나온 시신에 대해서는 아직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헝가리 당국과 우리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수중수색을 시작했다. 오전 9시 첫 수색에 나선 헝가리 잠수부는 “수중은 시계 제로 상태”라며 “타고 내려간 사다리가 흔들려 고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야노쉬 허이두 헝가리 대테러청장은 오전 11시 머르기트섬 내 헝가리 측 현장CP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침몰된 배의 선체로 진입하는 것은 (잠수요원의) 생명에 굉장히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선체 진입은 엄정하게 금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나 수색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저희 입장은 침몰 선박을 그 상태 그대로 인양해 보존하는 것”이라며 “(잠수요원이) 내려가 선체 인양을 위해 (로프 등을) 묶을 지점을 찾고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인양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 신속대응팀은 잠수 수색작업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점차 물이 빠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선체 수색을 위한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야노쉬 대테러청장의 브리핑 이후에도 한국 측 잠수요원 2명은 변동 없이 수중수색을 이어갔다. 송 구조팀장은 “우리 측은 생각보다 수중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잠수요원의 안전이 위협을 받으면 선체 진입이 불가능하겠지만 잠수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조민아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