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상속 문제, 가족들과 협의 잘 진행되고 있다”

입력 2019-06-03 19:26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은 3일 가족 간 상속 문제와 관련해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은 못 하지만 가족들과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 폐막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대 회장(조양호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는 바람에 특별히 말씀은 많이 못 하셨다.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고, 평소 말씀 내용이 가족 간에 화합해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과 관련해선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와의 대립에 대해선 “KCGI는 한진칼 대주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KCGI 측과 접촉이 있었는지 묻자 “최근 저나 회사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접촉한 적은 없는 걸로 안다. 연락이 와도 주주로서 만나는 거지 그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IATA 서울 연차총회를 통해 순조로운 데뷔전을 치른 조 회장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평하면서도 그룹 상속 및 경영권 방어 등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조 회장이 국내 공식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향후 경영 방향과 관련해 “저비용항공(LCC)의 치열한 경쟁을 간과하기 어렵다. 좀 더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해나가겠다”며 공격적 대응을 천명했다. 이어 항공업계 트렌드에 발맞춰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 현대화와 일부 항공기에서 퍼스트클래스를 없애는 등의 서비스 간소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노동환경 문제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최근 IATA 총회 준비나 가족, 특히 아버님 문제로 (노동환경 개선 등을) 여러 가지로 진행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면서 “이제 회사에 집중할 생각이며 최근 채용도 많이 했다. 제게는 직원들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고 부르면 저는 옆을 쳐다본다. 익숙하지 않고 아버님이 아직 계신 것도 같아서”라며 작고한 부친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어 “선대 조양호 회장과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경영 철학인 ‘수송보국’을 받들어 사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