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령부 평택 이전 결정

입력 2019-06-03 18:49 수정 2019-06-03 21:36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미 국방장관 대행 방문행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군 당국이 현재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 본부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인 험프리스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당초 추진됐던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방안이 백지화되면서 유사시 한·미 연합 작전이나 연합 방위태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한미연합사 본부 이전 결정을 밝혔다. 양국 국방장관은 연합사 본부 이전 과정에서 대비태세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용산공원 조성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국방부는 회담 후 공동보도문을 통해 “양 장관은 연합사 본부를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며 “이 조치가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 방위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 군 당국은 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었다. 하지만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해 11월 부임한 이후 재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지리적으로 한국군 지휘부와 연합사 본부가 ‘두 집 살림’을 하게 돼 연합 방위태세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연합사 평택 이전이 이뤄지면 한국군 작전에도 상당한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지휘 통제·통신(C4I) 체계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으로 임명키로 했다. 양 장관은 ‘미래연합군사령관은 합참의장을 겸직하지 않는 별도의 한국군 4성 장군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의장은 전시에 국방장관의 군령을 보좌하고 계엄사령관, 통합방위사령관, 증원전력 관련 임무 등 과업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8월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 때 한국군 주도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에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국 장관은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한·미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해 나간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을 접견하고 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참석차 처음 방한한 섀너핸 대행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믿음을 갖고 있으며, 튼튼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유지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40여분간 섀너핸 대행을 접견하며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섀너핸 대행은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섀너핸 대행은 “튼튼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유지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강준구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