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된 7개월 영아… 부모 “반려견이 할퀸 뒤 다음날 숨져”

입력 2019-06-03 19:11
인천 부평구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생후 7개월 영아는 집에서 키우던 시베리안 허스키가 할퀸 뒤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영아의 머리와 양손, 양팔, 양다리에 반려견에 의해 긁힌 흔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A양의 부모 B씨(21·일용직 노동자)와 C양(18·무직)을 3일 불러 조사한 결과 반려견이 할퀸 것이 원인이 돼 아이가 숨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운 뒤 1시간 이상 대형마트에 다녀와서 보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집에 있는 연고를 발라주고 분유를 먹여 재웠다고 진술했다. 또 다음 날 오전 11시쯤 남편이 일어나 아이가 숨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B씨는 “사망한 아이를 보고 무섭고 돈도 없어서 숨진 아이를 박스에 넣은 뒤 아내를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다른 친구 집에 가 있었다”는 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덩치가 크고 활동성이 강한 시베리안 허스키와 5년 된 말티즈를 한 마리씩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를 육안으로 봤을 때 외력에 의한 골절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이 부부와 친구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전날 오후 7시45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됐다. A양 외할아버지는 곧바로 112에 신고하고 “딸 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찾아갔더니 손녀 혼자 있었고 숨진 상태였다”고 경찰에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