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탄탄한 마운드로 지난달 초 공동선두까지 뛰어 올랐다. 그런데 어린이날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급기야 지난달 중순에는 5위까지 성적이 떨어졌다. 팬들 사이에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으로 LG에 덧씌워졌던 ‘DTD’(Down Team is Down) 공포가 엄습했다. 그런데 지난 주 6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두며 반전에 성공했다. 순위도 3위로 끌어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다. 롯데에게 5월 초중순은 악몽 그 자체였다. 7연패만 두 번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 주 4승 2패로 탈꼴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KIA도 지난달 중순 꼴찌를 헤맸다. 급기야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그런데 이후 11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자연스럽게 탈꼴찌에 성공했고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싸움까지 시작할 기세다.
세 팀이 이렇게 반전을 이루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LG와 롯데, KIA는 마운드가 안정되며 최근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다.
LG는 이우찬(27·사진)이라는 깜짝 스타가 나타났다. 기존 선발진이 무너지자 지난달 12일부터 대체 선발로 나선 이우찬은 최근까지 세 번 등판해 2승에 16이닝 2실점이라는 호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이우찬을 붙박이 선발로 기용키로 했다. 또 긴 재활을 끝내고 돌아온 노장 류제국(36)이 지난달 세 번 나와 비록 승을 챙기진 못했지만 모두 3실점 이하의 안정감 있는 피칭을 했다. 불펜도 더 세졌다. 중간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고우석(21)이 최근 5경기에서 1승 4세이브라는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피로누적으로 제 공을 못 던진 중간 계투 정우영(20)도 지난달 23일 SK 와이번스전부터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예상외로 무명의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양상문 감독이 그토록 바랐던 것이다. 그 주인공은 오랫동안 원석으로 남았던 김건국(31·사진)과 신예 서준원(19)이다. 두 투수는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 나란히 선발로 나와 똑같이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선발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롯데는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20)까지 곧 가세한다. 윤성빈은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기술 연수를 마친 뒤 3일 귀국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팀인 KIA도 투수진이 안정되며 포효하고 있다. 선발에선 무엇보다 ‘에이스’ 양현종(31)이 완전히 살아났다.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8.01로 고전했던 양현종은 5월 이후 나선 6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1.10으로 부활했다. 외국인 듀오 제이콥 터너(28)와 조 윌랜드(29)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마무리에선 문경찬(27·사진)이 확실히 문을 잠그고 있다. 김윤동의 대체 선수로 4월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처음 마무리로 나선 문경찬은 이후 11경기에서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