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일 개막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총회에서 총회 의장 및 IATA 집행위원,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으로 잇따라 선임되며 글로벌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유엔 회의’로 통하는 IATA 서울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이번 총회를 이끌 의장으로 선출됐다. 조 회장은 “총회 시작에 앞서 조양호 회장님의 영면을 애도해주신 모든 참석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저를 올해 총회 의장으로 선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는 IATA가 주최하고 대한항공이 주관한다. IATA 총회 의장은 통상 그해 총회를 주관하는 항공사가 맡는 것이 관례다. 애초 고 조양호 전 회장이 의장을 맡게 될 예정이었으나 선친의 유고에 따라 조 회장이 이를 넘겨받게 됐다.
조 회장은 이날 IAT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집행위는 회원 항공사 최고경영자 중 전문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선출된 31명의 위원과 사무총장으로 구성되는 리딩 조직이다. 조 회장의 집행위원 선임은 처음이며 선친 조 전 회장은 1996년 이후 3년 임기의 집행위원회 위원을 8차례 연임한 바 있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약 120개국, 300여개 항공사, 제조사, 정부기관 및 유관기관 고위 인사 등 1000여명이 넘는 항공산업 리더들과 관계자들이 운집했다. 개막식에서는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의 인사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환영사, 의장으로 선임 된 조 회장의 인사말 등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이 속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회의도 IATA 총회와 연계해 1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회의에서 조 회장은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으로도 선임됐다. 의장 임기는 2년이며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스카이팀은 올해부터 회원사 CEO 중 한 명이 의장직을 맡기로 결정했으며, 스카이팀 내 대한항공의 위상을 반영해 조 회장이 첫 번째 의장으로 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IATA 개최를 기점으로 조 회장은 작고한 선친의 역할을 물려받음과 동시에 새로운 직위까지 더하며 글로벌 항공업계 데뷔 무대를 순조롭게 치렀다. 조 회장은 “조 전 회장님은 꿈이었던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셨다.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3일 IATA 서울 연차총회 폐막식과 이후 진행되는 대한항공 미디어 브리핑에도 참석해 한진그룹의 수장으로서 대외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