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두 차례(6, 9월) 시행되는 모의평가 중 첫 시험이다. 평가원은 지난해 ‘국어 31번 논란’ 이후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지양하겠다고 약속했다. 킬러 문항들을 들어내고 어떻게 수능 난도를 조절할지 출제 당국의 해법이 공개되는 첫 시험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국어 난이도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지난해 국어 31번 문항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동서양 우주론 등 난해한 천문학 관련 지문을 읽고 만유인력을 다룬 제시문까지 이해해야 정답을 맞힐 수 있었다. 국어 교사조차 풀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한 교육분야 시민단체는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은 문항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이런 문항은 지양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어 31번처럼 누가 봐도 ‘과하다’는 반응이 예상되는 문항은 가급적 출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신 난도를 조금 낮춘 ‘준 킬러문항’을 곳곳에 배치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것보다 지문을 통해 수험생이 획득해야 할 정보의 양을 줄이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평가원은 지난 3월 올해 수능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어 난도 조절 방안에 대해) 정보의 양을 조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18학년도 수능을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원은 “지난해는 예년의 출제기조에서 벗어났다. 올해는 예년 수준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130~140점 수준이 적당하다고도 했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역대 최고였다. ‘적당히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은 2018학년도의 경우 134점이었다. 다만 6, 9월 모의평가는 평가원이 수험생의 수준을 판단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실제 수능 문제를 내는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인다.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게 측정되면 지난해 수준으로 난도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에 쉬웠다가 9월에 어려워져 예측 불가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어차피 상대평가이므로 모의평가 난도나 성적에 집착하지 말고 6월 모의평가 결과는 향후 집중해야 할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을 선택하는 등 입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