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절벽에… 폐업하는 중개업소 속출

입력 2019-06-02 19:56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으로 장기 불황 조짐을 보이면서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이 늘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중개사무소 역시 줄면서 지역별로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곳도 적지 않는 상황이다.

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부동산 중개사무소 신규 개업 건수는 1520건으로 최근 5년간 동월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4월 중개사무소 신규 개업은 2015년 1676건을 시작으로 2018년 1941건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 동월 대비 2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개사무소 폐업 건수는 올 들어 매달 꾸준히 1200건 이상을 기록하면서 4월 1425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폐업(1423건)이 개업(1344건)을 6년 만에 앞지른 이래 9·13 대책 이후 업계 불황 영향을 제대로 받고 있다. 통상 전년도 합격자가 이듬해 초 중개사무소를 개업하는 경우가 많아 연초에는 개업이 늘지만 올해는 연초 효과도 무색한 상황이다.

4월 주택거래 매매량은 총 5만7025건으로 전년 동월(7만1751건)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이처럼 시장 내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면서 신규 공인중개사들은 선뜻 개업에 나서지 못하고, 기존 업체들의 폐업에는 가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협회는 4월 협회 전국 23개 지부 가운데 총 10곳에서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폐업 우세 지역은 3월(5지역) 대비 2배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면 하반기에는 중개사무소 폐업이 개업을 앞서는 상황이 지난해처럼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