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에큐메니컬 선교신학자인 테오 순더마이어(84)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가 한국교회에 관용의 참된 의미를 전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주낙현 신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에큐메니컬 선교포럼-변화하는 세상과 교회의 선교’ 특강을 위해 방한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는 마태복음 22장 39절 말씀에 관용의 목표가 있다고 했다. 독일 신학자 볼프강 후버가 말한 ‘다른 사람의 뜻을 위해 나 스스로 한발 물러서는 것’ 같은 자세가 예수의 사랑 계명을 위한 성취라는 것이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건설적인 관용’을 강조했다. 우리가 먼저 낯선 사람, 이방인을 존중함으로써 그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그를 판단하지 않고 그가 가진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자신의 다름을 타인이 받아들여 주기만을 원한다면 관용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서로 함께 건설적인 대화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이런 건설적인 관용은 궁극적으로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사회에서 가능하며 독재체제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근본주의를 경계했다. 이슬람국가(IS)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근본주의는 세상을 ‘전쟁의 집’과 ‘평화의 집’으로 구분하고 온 세상을 그들이 정의하는 평화의 집으로 만들기 위해 테러한다는 것이다. 근본주의는 일부 기독교에서도 나타난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누가 바른 믿음을 가졌는가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고 신앙을 경제적 부와 육신의 강건함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많다”며 “건설적인 관용이 근본주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