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 섰다. BTS가 1일과 2일(현지시간) 이틀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공연에 무려 12만명의 청중이 운집해 이들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영국은 물론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리투아니아 등 유럽 전역에서 BTS를 보러 왔다.
웸블리는 비틀스, 마이클 잭슨, 비욘세, 퀸 등 한 시대를 대표한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섰던 곳이다. 이런 웸블리에 한국 가수 최초로 BTS가 섰다. 수용 인원 9만명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축구장으로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설 수 있는 공연장이 아니다. 외신들이 ‘21세기 비틀스’로 부르는 BTS였기에 가능했다. 이번 공연은 K팝이 더 이상 변방의 음악이 아닌 글로벌 음악의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장이기도 했다.
BTS는 영어가 아닌 우리말로 노래한다. 그런데도 글로벌 감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 의미를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고,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한국 문화까지 배우려 한다고 한다. 이보다 좋은 외교가 있을까.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 수강생 수는 2017년 말 기준 5만6200여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75배 증가했다. 한류의 힘이다.
경제적 효과 또한 엄청나다. BTS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LG전자와 차량을 지원한 현대자동차는 기대 이상의 해외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BTS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유발 효과는 연간 80만명, 대수출 효과는 1조원에 이른다. 승용차 수천~수만대를 수출해야 얻을 수 있는 수익을 7명의 청년들이 만들어 내고 있다. 한때 볼보자동차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는 스웨덴의 전설적 그룹 아바에 견줄 만하다. BTS의 성공은 한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화산업의 부가가치는 제조업에 비해 훨씬 높다. 한류가 찰나의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설] 한류의 새 지평 연 BTS 웸블리 공연
입력 2019-06-0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