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인사들의 막말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이다. 정치 경쟁과 갈등 과정에서 막말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막말이 이전 막말을 덮는 식으로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 문제다.
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든타임은 3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아냥거리는 데 정신이 팔려 실종자 가족들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민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일할 때도 긴급 브리핑 도중 “난리 났다”며 웃은 사실이 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공당의 대변인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런가하면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책임자들을 숙청했다는 일부 언론의 확인되지도 않는 보도를 근거로 “나라를 이끌려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 역시 문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데 집착한 나머지 민주국가의 대통령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을 모독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고 곧바로 사과했지만 당 지도부 인사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요즘 한국당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세월호 유가족들, 징하게 해처먹는다”고 말한 차명진 전 의원이 최근 당내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에서 저주와 혐오, 적대의 막말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막말로 갈등을 증폭시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 행태는 민주사회를 가로막는 적이다.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되기를 바라며 저주를 퍼붓곤 한다. 나라나 국민, 사회는 생각하지 않고 정파적 이익만 추구하다 보면 자칫 이런 오류에 빠진다.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합리적인 근거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공감한다. 잘못한 것은 분명히 지적하고 때로는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 국민들이 귀를 기울인다. 지켜야 할 선을 넘는 비상식적인 발언으로 지지자를 결집시키려 할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 설령 그런 식으로 결집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의미있는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결코 미쳐서도 안 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막을 것이다.
[사설] 한국당 막말 퍼레이드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입력 2019-06-0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