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QT (2019.6.3)

입력 2019-06-03 00:04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That all of them may be one, Father, just as you are in me and I am in you. May they also be in us so that the world may believe that you have sent me.”(John 17:21)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타적 사랑으로 이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틀린 건 아니지만 가르침의 본질도, 우리가 따라야 할 지향도 거기 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은 이타적 존재가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흔히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수많은 희생과 헌신도 실은 자기과시나 공명심에 뿌리를 둔 것임을 사도바울은 ‘사랑 장’으로 일컫는 고린도전서 13장에서 환기시켜 줍니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대속과 희생의 구약 전통을 넘어, 나와 너를 구분 짓지 않고 ‘더 큰 나(우리)’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 됨’의 사랑입니다. 새삼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로 유명해진 ‘모두를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모두’라는 오랜 라틴 격언을 곱씹게 합니다.

김한승 신부(성공회 국밥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