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진영의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다.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에만 있던 구글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라인업을 재편하면서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를 대폭 늘려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글이 이달 초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공개한 픽셀 3a와 픽셀 3a XL은 지난해 10월 나온 픽셀 3와 픽셀 3 XL의 보급형 버전이다. 픽셀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인 고화질 카메라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춘 게 특징이다. 픽셀 3a는 렌즈가 하나지만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뒷배경을 흐리게 하는 ‘인물 모드’, 디지털 줌으로 당겨서 찍은 사진을 AI가 화질을 복원해주는 ‘슈퍼 레즈 줌’, 야간 사진을 밝고 선명하게 해주는 ‘나이트 사이트’ 등 픽셀 3에 있는 주요 사진 기능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픽셀 3a에는 픽셀 3에 있던 ‘픽셀 비주얼 코어’가 빠져 있지만 동일한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만든 구글이 직접 설계한 스마트폰이어서 최적화가 다른 스마트폰에 비교해 잘 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픽셀 3a는 중급기에 많이 사용되는 스냅드래곤 670이 탑재됐지만,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픽셀 3a의 가격은 399달러로 픽셀 3의 초기 가격(79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픽셀 3a는 5.6인치 모델과 6인치 크기의 픽셀 3a XL(499달러) 두 가지다. 국내 정식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J 라인업을 갤럭시 A로 통합했다. 한 자릿수였던 제품 번호도 두 자리로 바꿨다. 대신 제품 수를 크게 늘렸는데 현재 출시된 것만 A10, A20, A30, A40, A50, A60, A70, A80 등 7가지다.
이중 우리나라에 출시된 제품은 A30이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중저가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A30은 출고가가 34만9800원이다. 6.4인치 크기의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 4000mAh의 대용량 배터리, 후면 듀얼 카메라 등 핵심 기능을 갖췄다. 과거 삼성전자 중저가폰과 달리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다음 달에는 상위 모델인 갤럭시 A50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A50은 A30과 같은 크기와 디자인을 갖췄지만, 후면에 2500만 화소 일반 카메라와 초광각, 심도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해 더욱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갤럭시 A50은 지문 센서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해 스마트폰을 사용 중일 때뿐 아니라 휴대전화가 책상이나 바닥에 놓인 상태에서도 편리하게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각 국가별 상황에 맞는 적합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만원대 스마트폰에서 고음질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X4를 내놨다. X4는 LG전자 프리미엄 모델에 들어가는 하이파이 쿼드 DAC가 탑재됐다. 이 장치가 탑재돼 있으면 24비트 이상 고해상도 디지털 음원을 들을 수 있다. 또 X4는 고가의 전용 이어폰이 없어도 최대 7.1채널의 영화관 같은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DTS:X’ 기술도 적용됐다. 후면에는 16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X4의 출고가는 29만4000원이다. LG전자는 6월 중으로 X4보다 상위 모델인 X6를 우리나라에 출시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