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국무총리가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것 같다며 관계 당국에 각별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기 국무회의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집중 논의했다”며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꽤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맷돼지를 통해 유입되지 않도록 비무장지대(DMZ)와 임진강 하류 등에서 완벽히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총리실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북·중 접경지역에서 발병이 확인됐고 북한 매체에서도 주민들에게 이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어 정부가 북한으로부터의 유입에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이날 오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특성상 남북 접경지역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발표하거나 국제기구에서 북한 내 발병 사실을 확인한 바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부는 남북 간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 통일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군 당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북측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방역 협력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가축 질병으로 바이러스 생존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에도 유입될 위험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북한 당국도 지난 2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상황을 전하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