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호남 자민련’이 아닌 수도권 기반의 전국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지금의 손학규 대표 체제의 리더십은 방향성이 없고 막연해서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니즈(필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젊은 정당으로 변해야 바른미래당이 산다고 강조했다.
-당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이미 민심의 사망선고를 받았다. 민중당에도 뒤진 4등으로 전락했다. 지난 9개월여 동안 손 대표 체제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돌이켜보면 지난해 창당했을 때의 비전과 방향을 잃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반대론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이 이상한 모양으로 가고 있다.”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쪽의 비전도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깨면서까지 바른미래당을 만든 것은 전국정당을 만들자는 의지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우리 당은 수도권 중심 정당이 돼야 한다. 젊은 정당, 정책 중심 정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당 산하 연구소의 여론조사 비리 의혹 등 부정한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
-당내 호남계의 반발은 어떻게 보나.
“전국정당이 되겠다는데 거부할 명분은 없다. 우리가 ‘호남 자민련’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아닐 것이다. 더 정의로운 정책정당이 되겠다는 비전이 왜 호남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측의 ‘전권 혁신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손 대표 측 반발이 심한데.
“대표께서 본인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만 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 애초 바른정당계에서도 혁신위에 대한 반발이 거셌지만, 당을 이대로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위기감에 안철수계 제안을 수용했다.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 당대표 권한 아래 있는 혁신위 방식은 구성원들이 동의하기 어렵지 않나.”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에 대한 내부 우려도 여전하다.
“지금의 한국당은 비전이 없다. 지지율 30% 정도에 만족하면서 외연 확장을 포기한 듯한 모습으로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 많은 국민이 여전히 ‘개혁보수, 합리적 중도’의 길을 갈구한다고 본다. 그 가치를 위해서라면 저는 장렬히 전사할 수 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는데, 국회 정상화 전망은.
“거대 양당 대치가 6월에도 지속된다면 국민으로부터 국회가 탄핵돼야 할 판이다. 두 당은 감정싸움, 기싸움만 반복하며 국회를 방치하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호프 회동’ 때가 가장 분위기 좋았고 그 뒤로는 여러 설화 속에 서로 오해가 큰 상황이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버티면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자신들한테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움직인다는 느낌마저 든다. 무책임하다.”
이형민 김용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