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 “PO 진출, 운 아닌 실력 입증하겠다”

입력 2019-05-30 04:09
한화 이글스의 최고참 투수 안영명이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는 모습. 안영명은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나가며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뉴시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2003년 한화에 입단한 안영명(35)은 현재 한화 투수들 중 가장 오래 한화 유니폼을 입은 ‘충청 야구의 적자’다. 데뷔 후 2010년 잠시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지만 이듬해 다시 돌아와 지금까지 한화에서 뛰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안영명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프랜차이즈”라고 강조했다.

어느새 베테랑이 된 안영명이 올 시즌 추락할 수 있는 독수리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올해 믿었던 송은범 이태양 등 기존 불펜이 난타를 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안영명이 있었기에 6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안영명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점대에 불과하다. 특히 9일 SK 와이번스전부터 26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화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안영명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올 시즌 호투 이유에 대해 “새로 바뀐 공인구의 두꺼운 실밥이 내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과 잘 맞다. 크게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잡히는 경우도 종종 나와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칭스태프 지시대로 위기 상황에도 힘이 아닌 제구에 신경을 쓰니 실투가 줄어 피홈런(1개)과 볼넷(5개)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전했다.

몸상태가 좋냐는 질문에는 의외로 그렇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영명은 “지난해 계투로 60이닝 넘게 던져 피로가 남아있다. 지금도 전력으로 던지는데 몸이 완벽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면서도 “여름이 되면 몸상태가 회복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3연투째 경기에는 구속도 제구도 떨어지더라.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안영명은 프로야구 투수들 중 가장 투구 인터벌이 짧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더운 날 야수들을 쉬게 해주기 위해 빨리 던지려고 시작했다”며 “그런데 이게 내 리듬에 맞더라”고 웃었다. 빠른 투구를 위해서는 포수에 대한 신뢰가 필수다. 안영명은 “저보다는 더 열심히 공부하는 포수들을 신뢰하고 던지려 한다”며 “(최)재훈이뿐만 아니라 포수진 모두와 잘 맞다”며 포수들을 칭찬했다.

이제는 투수 중 한명이 아니라 투수조 최고참이다. 안영명은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면 중요한 경기에 나가 제 의무를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선발과 계투를 모두 경험한 만큼 후배들이 질문할 경우 나의 경험과 회복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계투 송은범에 대해서는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인 투수인 만큼 서로의 공을 체크해 평가해주고 있다.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올시즌 목표는 단연 한화의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안영명은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이 ‘운이 좋아서’였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며 “우리팀이 저력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직 초반이다. 분명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경기는 다 잡아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