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이슈에… 한진칼·두산 주가 출렁

입력 2019-05-29 19:04

국내 주식시장이 상속세 이슈로 출렁였다.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와중에 한진칼 주가는 지난달 폭등한 뒤 제자리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너 일가의 대규모 지분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한 두산도 상속세 재원 확보를 위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코스피시장에서 한진칼은 1.27% 떨어진 4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주가는 꾸준히 고공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2만37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달 15일 4만9800원까지 뛰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4만원대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고 있다. 증권사의 목표주가(3만5000원)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주가 상승 이유로는 경영권 분쟁, 상속이 꼽힌다. 한국형 행동주의펀드 KCGI의 자회사 유한회사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지분을 15.98% 보유하고 있다고 전날 공시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는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분율이 15%를 넘기면서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17.84%)과의 지분 격차가 2% 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한진은 난감한 표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2.34%) 등 오너 일가와 한진칼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28.93%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상속세가 걸림돌이다. 상속세 산출에는 조 전 회장의 지분가치가 반영되는데,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주가 폭등으로 부담이 더 커졌다.

두산 주가도 상속세로 흔들거렸다. 두산 오너일가는 전날 보유 지분 7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딜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피시장에서 두산 주가는 2거래일(28일 -5.10%, 29일 -1.48%) 연속으로 하락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을 매각한 이유가 지난 3월 별세한 고 박용곤 명예회장의 상속재산에 따른 상속세 마련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록딜 규모가 예상되는 상속세를 크게 웃도는 만큼 개인적인 사용처가 있어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산 측은 “곧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