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사일’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화를 거듭 제안했다. 미 국무부는 미사일을 대량살상무기(WMD)로 뭉뚱그리면서 민감한 부분을 피해갔다.
모건 오테이거스(사진) 국무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북한의 전체 WMD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충돌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최근 북한의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것이 국무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도 “북한의 전체 WMD 프로그램은 유엔 결의에 위반된다”고 반복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 제재를 위반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WMD로 거론하는 동문서답형 답변으로 논란을 비켜간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미국의 초점, 그리고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초점은 북한 WMD 프로그램의 평화로운 종결을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미) 협상과 논의가 계속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 국무부의 평가인지 묻는 질문에도 “발표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또 북한의 발사가 유엔 제재 위반인지에 대해 평가를 내리지 않았느냐는 추궁에도 “평가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견이 노출된 것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발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시도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주요 외교정책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과 완전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