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군복에 ‘MAGA’ 문구 시끌

입력 2019-05-29 19:02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정치적 중립 시비로 얼룩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연설에 참석한 미 해군 병사들이 전투복에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이 적힌 패치를 부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국방부는 군인이 정치적 선호를 드러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참석했던 주일미군 소속 군인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한 국방부의 복장 규정을 어겼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29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특정 후보 지지운동을 하거나 정치자금 기부를 권유하는 행위, 정당 행사에 제복을 입고 참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가 된 전투복은 지난 28일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정박한 강습상륙함 와스프호에서 포착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참석한 해군 병력 일부가 팔 부위에 ‘항공요원들을 다시 위대하게(Make Aircrew Great Again)’ 문구(사진)가 적힌 패치를 부착했다. 머리글자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상 착의가 비슷한 백인 남성의 모습까지 새겨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취재하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이들 사진을 찍어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반론도 제기됐다. 미군은 병사들의 사기를 높일 목적으로 부대를 상징하는 패치를 부착하는 것을 용인한다. 부대와 직접 관련 없는 패치도 자유롭게 사용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패치도 이미 2년 이상 사용됐다. 국방부 트위터는 2017년 이후 이 패치를 부착한 군인들의 사진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미군 주둔지 방문 상황에서 정치 중립 훼손 논란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라크 미군기지를 방문해 MAGA 문구가 적힌 병사들의 모자에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독일 람스타인 공군기지에서도 병사의 모자에 사인했다. 미 공군은 당시 이 병사가 정치 중립성을 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슬로건이 적힌 모자를 쓴 대신 전투복은 입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