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불황 ‘직격탄’… ‘시스템 반도체’ 인텔, 반도체 1위 수성

입력 2019-05-29 19:02

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 반도체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 침체가 이어진 탓이다. 반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절대강자인 인텔은 시장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1분기 성적표를 통해 나타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0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62억 달러에 비해 12.9%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감소 폭은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컸다.

분야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 업체들은 매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시스템 반도체 위주의 회사는 타격이 적었다. IHS마킷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감소는 4.4%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분기 2위에 머물렀던 인텔은 매출이 0.3%만 감소해 157억8800만 달러로 1위를 탈환했다. 인텔은 CPU 매출이 94%가량이고 메모리 반도체는 6% 정도다. 인텔이 14나노 CPU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수년째 PC, 서버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1년 새 매출이 34.6%나 감소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3위인 SK하이닉스도 매출이 26.3% 줄었다. 4위 마이크론도 22.5% 매출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IHS마킷은 “1분기 메모리 반도체 판매는 지난해 4분기보다 25% 감소했다”면서 “D램은 26.1%, 낸드플래시는 23.8% 줄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가격은 5, 6월에도 계속 하락해 2분기 전체로 보면 전 분기보다 25% 하락이 예상된다. D램 시장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서버용 D램은 가격 압박이 더 거셀 것이라고 이 업체는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인텔의 새 CPU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28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10나노 기반의 인텔 코어 프로세서(아이스 레이크)를 공개했다. 지난 4월에는 새로운 서버용 CPU도 공개했다. 새로운 CPU가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서버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반등이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