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디자인한 ‘성경적 교회’로 전환하는 데 최소 5년

입력 2019-05-31 00:08
예수마을셀교회 리더들이 지난 2월 경기도 수원 교회에서 리더모임을 갖고 사역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예수마을셀교회 제공

성공적인 셀교회의 개척과 전환을 위해 목회자가 준비해야 할 필수요소가 있다.

첫째, 새가족이 들어오면 이 영혼을 영적으로 거듭나게 하고 신속히 소그룹 셀리더로 양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곁에서 돌보는 것처럼 교회에서도 새가족이 등록하면 그 영혼이 자연스럽게 교회공동체에 들어오도록 관계를 맺어, 반드시 영적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이 영혼이 방황하지 않고 교회에 정착한다. 그 영혼이 거듭나면 어떻게 기도하며 말씀을 읽을지 가르쳐 삶 가운데 다가오는 여러 문제들에 슬기롭게 대처해 승리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자기 신앙에 만족하는 신자의 수준에서 나아가 한 영혼을 살리고 세우며 하나님 나라와 몸된 교회를 위해 제자로서, 왕 같은 제사장의 삶을 살게 하는 훈련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한 셀교회는 셀이 많은 교회가 아니라 훈련된 셀리더가 많은 교회다. 훈련된 셀리더가 많으면 자연적으로 셀그룹은 건강하게 번식하게 돼 있다. 따라서 새가족이 등록하면 그가 영적으로 거듭나 또 다른 제자를 살리고 세울 수 있게 하는 양육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며 교회와 목회자는 그 전략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 목회자가 먼저 진정한 셀(가족 공동체)을 경험해 봐야 한다. 성공적인 셀교회를 세운 인도네시아 아바러브교회 에디레오 목사는 이를 가장 강조한다.

나는 평신도 때 구역장으로 중고등부 부장 교사로 섬기면서 교회 가족들과 친밀한 소그룹을 경험했다. 구역 식구들은 가족 같았다. 매주 두 차례 이상 교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리스도의 정을 쌓았다. 친밀했고 함께 웃고 울었다. 지금도 그분들을 생각하면 좋고 행복하다. 교직에 있을 때는 학생들을 제자로 부르며 그들과 놀고 먹고 게임하고 제자훈련하면서 아비와 자녀의 가족공동체를 경험했다. 셀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는 경기도 수원기독교사 모임을 인도하면서 건강한 셀공동체를 경험했다. 지금의 예수마을셀교회는 이 모임이 시발점이 돼 세워졌다. 가족공동체라는 건강한 DNA가 목회자에게 경험될 때 단지 가르치는 셀이나 프로그램으로 존재하는 셀이 아닌, 자연스럽게 세워지는 건강한 셀이 될 수 있다.

셋째, 담임목회자와 사모, 교회 리더들이 셀교회의 가치로 확실히 무장돼야 한다. 한국의 많은 교회가 셀교회로 전환을 시도한다. 그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성경적 교회를 세우려는 목적에 사로잡혀야 한다.

셀교회 리더십 전문가인 조엘 코미스키는 성경적인 교회 공동체인 셀교회를 세우고 전환하는 데는 최소 5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는 목회자와 교회 리더들이 기꺼이 인내하며 대가를 지불할 각오가 돼 있는가를 묻는 도전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셀교회로 전환하려 하는 것인가. 목회자와 교회 리더들이 왜 셀교회를 해야 하는지, 진짜 이유를 제대로 발견해야 한다. 셀교회를 하려는 이유가 단순히 숫자적인 부흥을 위해서인가, 뭔가 변화가 필요해서인가, 아니면 셀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성경적인 교회이기 때문인가 질문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회 리더들은 스스로를 깊이 살펴야 한다.

기존 교회 시스템에서 셀교회로 전환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구역이나 순 같은 소그룹이 교회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역이나 순과 같은 소그룹에 셀교회 가치와 시스템을 적용하면 된다. 그래서 먼저 담임목사와 사모, 교회 리더들이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 가치와 정신에 사로잡히는 게 중요하다. 그다음 셀교회 시스템을 적용하면 된다.

예수마을셀교회는 개인 전도부터 시작해 관계 맺기를 하는 ‘오픈셀’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 관계가 맺어지면 교회나 좋은 장소를 빌려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접할 수 있는 ‘해피브릿지’라는 중(中)그룹 영혼 초청 행사를 갖는다. 관계가 친밀해지면 ‘셀그룹 제자양육’ 교재를 갖고 1 대 1, 또는 1 대 소그룹으로 제자양육을 실시한다. 구원의 확신을 갖고 은혜를 받기 시작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셀모임을 시작해 점점 교회 안으로 인도한다.

넷째, 셀교회 집중 심화 과정과 셀교회 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셀교회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실제 사역현장을 경험하며 코칭을 받는 게 중요하다. 건강한 셀교회를 세우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셀교회 집중 심화 과정이 있다. 1년에 세 차례씩 진행되는데 이 집중 심화 과정에 참여하면서 셀목회와 제자화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노하우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

정기적인 셀교회 네트워크 모임도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만나는 네트워크 모임에서 각자의 목회 현장을 서로 솔직히 내놓고 코칭을 받는 시간이다. 성공 사례나 실패 경험을 나누며 상호 보완하고 격려받을 수 있는 행복한 모임이다.

셀교회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다양한 교회 모델 중 하나도 아니다. 창세 전에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성경적인 교회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몸소 보여주신 교회다. 마지막 시대에 영혼의 대추수를 보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비전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오늘날 대추수를 위해 세계 모든 곳에서 건강한 셀교회들을 일으키고 계신다.

박영 목사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